“숙일 때 허리가 아파서 계속 허리 스트레칭을 하고 있어요”
운동지도를 하다 보면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나 뻣뻣함을 느끼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세수할 때 허리가 불편해요.”
“바닥에 있는 물건을 집을 때 허리가 당겨요.”
“허리가 뻣뻣한 것 같아서 계속 숙이는 스트레칭을 하고 있어요.”
이런 경우 대부분 허리가 굳어서 잘 숙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움직임을 확인해보면 허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허리가 너무 많은 움직임을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몸을 앞으로 숙일 때는 허리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골반이 움직이고 고관절이 접히면서 몸통 전체가 함께 앞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허리를 숙일 때 불편하다면 허리 유연성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고관절과 골반이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지도에서는 허리를 먼저 움직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회원분들에게 바닥에 있는 물건을 집는 동작을 해보라고 하면 눈에 띄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고관절을 접으면서 엉덩이를 뒤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허리부터 둥글게 말면서 몸을 숙이는 경우입니다.
한두 번 움직이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를 하거나 신발을 신고, 아이를 안거나 물건을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비슷한 동작을 반복하면서 허리 한 부위에 움직임이 계속 집중될 수 있습니다.
실제 지도에서는 허리를 더 많이 늘리기보다 고관절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을 때 숙이는 동작이 훨씬 편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래서 저는 허리를 숙일 때 아프다는 분에게 무조건 허리 스트레칭부터 시키지 않습니다.
먼저 몸을 어디에서 접고 있는지를 봅니다.
몸을 숙일 때 고관절이 중요한 이유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뼈가 만나는 큰 관절입니다.
우리가 몸을 앞으로 숙일 때 고관절은 자연스럽게 접혀야 합니다.
이 움직임이 충분하면 골반과 몸통이 함께 앞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관절을 잘 사용하지 못하면 부족한 움직임을 허리에서 만들어내기 쉽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앉아 있는 분들은 고관절을 크게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어선 뒤에도 허리를 중심으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허리를 숙이는 동작을 편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허리를 부드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관절을 다시 사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골반이 움직이지 않아도 허리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습니다
몸을 숙일 때 골반도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골반을 거의 고정한 상태에서 허리만 계속 굽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허리를 움직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 허리를 지나치게 고정하고 몸 전체를 뻣뻣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좋은 움직임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허리와 골반, 고관절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구조가 아닙니다.
상황에 맞게 서로 움직임을 나누어 가져야 합니다.
핵심은 허리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위 하나에 움직임이 과도하게 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햄스트링만 늘려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
몸을 숙일 때 허벅지 뒤쪽이 당기면 햄스트링이 짧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발끝을 잡고 강하게 늘리는 스트레칭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숙이는 동작이 불편한 모든 사람이 햄스트링 유연성 부족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고관절을 어떻게 접는지, 골반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발로 바닥을 어떻게 지지하는지에 따라 뒤쪽에서 느껴지는 긴장감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지도에서도 단순히 햄스트링을 늘리는 것보다 골반 위치와 고관절 움직임을 바꿨을 때 같은 사람이 훨씬 편하게 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당긴다는 느낌 하나만으로 특정 근육이 짧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확인해보세요
거울 옆에 서서 몸을 천천히 앞으로 숙여보세요.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만 움직입니다.
다음과 같은 부분을 확인해보세요.
- 숙이기 시작하자마자 허리부터 둥글게 말리는가
- 엉덩이가 뒤로 거의 움직이지 않는가
- 무릎을 완전히 펴려고 힘을 주는가
- 한쪽 골반이 더 많이 돌아가는가
- 양발 중 한쪽에만 체중이 많이 실리는가
- 다시 일어날 때 허리를 먼저 뒤로 젖히는가
하나라도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허리 유연성만의 문제로 보기보다 전체 동작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 운동: 벽을 이용한 힙 힌지
벽을 등지고 서서 벽에서 발을 약 20~30cm 정도 떨어뜨립니다.
무릎을 살짝 편안하게 두고 엉덩이를 뒤로 보내 벽에 닿게 해보세요.
이때 허리를 일부러 둥글게 말거나 과하게 펴지 않습니다.
엉덩이가 뒤로 이동하면서 고관절이 접히는 느낌을 찾습니다.
다시 일어설 때는 발바닥으로 바닥을 누르면서 엉덩이를 앞으로 가져옵니다.
8~10회 정도 천천히 반복합니다.
처음부터 깊게 숙이는 것보다 고관절에서 몸을 접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운동: 의자를 이용해 숙이기
앞에 의자나 테이블을 두고 양손을 가볍게 올립니다.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보내면서 몸통을 앞으로 기울입니다.
손으로 버티면서 움직이면 처음에는 허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고관절 움직임을 연습하기 쉽습니다.
숙이는 깊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허리가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5~8회 정도 반복합니다.
익숙해지면 손의 도움을 조금씩 줄여봅니다.
세 번째 운동: 바닥의 물건을 실제로 집어보기
운동이 익숙해지면 일상 동작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가벼운 물건을 바닥보다 조금 높은 곳에 놓습니다.
물건을 집을 때 허리부터 숙이지 말고 먼저 엉덩이를 뒤로 보내 고관절을 접습니다.
무릎도 자연스럽게 함께 구부립니다.
물건을 몸 가까이 잡고 발로 바닥을 밀면서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빈 물병처럼 가벼운 물건부터 시작하세요.
목표는 무거운 것을 드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반복되는 숙이기 동작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허리는 절대 굽히면 안 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허리도 움직이는 관절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굽고 펴집니다.
문제는 허리를 굽는 것 자체가 아닙니다.
고관절과 골반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허리에만 반복적으로 움직임이 집중되거나, 현재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와 범위를 반복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의 목표를 “허리는 절대 굽히지 않는다”로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고관절과 골반, 허리가 상황에 맞게 움직임을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허리만 계속 스트레칭하고 있었다면 움직이는 방법도 확인해보세요
허리를 숙일 때 불편하다고 해서 허리를 계속 늘리는 것만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몸을 숙일 때
고관절은 충분히 접히는지,
골반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지,
발은 바닥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지,
다시 일어날 때 다리와 엉덩이를 함께 사용하는지
확인해보세요.
실제 현장에서는 통증이 있는 부위만 바라보기보다 그 부위가 왜 계속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리는 몸 전체 움직임의 일부입니다.
고관절과 골반, 발의 움직임이 달라지면 허리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운동보다 상태 확인이 우선입니다
단순한 움직임 문제와 구분해야 하는 증상도 있습니다.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심한 저림이나 통증이 계속 퍼지는 경우,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경우, 감각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 배뇨·배변 기능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 심한 외상 이후 통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운동을 무리해서 진행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리를 편하게 만드는 방법은 허리를 계속 늘리는 것만이 아닙니다.
몸을 숙이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에서 고관절과 골반, 다리와 허리가 서로 역할을 나누어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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