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서 있으면 허리부터 뻐근해져요”
운동지도를 하다 보면 걷는 것은 괜찮은데 오래 서 있는 상황에서 허리가 먼저 불편해진다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설거지를 오래 하면 허리가 아파요.”
“마트나 여행지에서 줄을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뻐근합니다.”
“앉으면 좀 괜찮아지는데 다시 오래 서 있으면 아파요.”
이런 경우 허리 근력이 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해 허리 운동부터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몸통 근력과 근지구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움직임을 확인해보면 허리 자체보다 발의 지지, 고관절과 골반의 위치, 한 자세로 버티는 습관이 함께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 서 있는 것은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여도 몸에서는 계속 작은 균형 조절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한 부위에 집중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가 먼저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지도에서는 ‘허리를 얼마나 강하게 쓰느냐’보다 서 있는 방법을 먼저 봅니다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프다는 분들을 평가해보면 겉으로는 똑바로 서 있는 것처럼 보여도 자세가 한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쪽 다리에 대부분의 체중을 싣거나,
무릎을 완전히 잠근 상태로 버티거나,
골반을 앞으로 밀고 허리를 뒤로 젖힌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발가락에 힘을 주고 바닥을 꽉 잡으면서 서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무조건 허리 근력운동만 추가하면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는 부위가 더 피로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 지도에서는 양발로 체중을 다시 나누고, 무릎과 고관절을 조금 편안하게 만들고, 골반 위치를 조절한 것만으로도 “허리에 힘이 덜 들어간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 서 있을 때 허리가 아픈 분에게 먼저 어디에 체중을 싣고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한쪽 다리에 기대서 서는 습관을 확인하세요
오래 서 있을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편한 쪽으로 체중을 옮깁니다.
문제는 항상 같은 쪽으로만 기대는 습관이 반복될 때입니다.
한쪽 발과 고관절이 체중을 계속 받아내면 골반도 한쪽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몸통을 다시 세우기 위해 허리 주변 근육이 계속 일을 하게 됩니다.
짧은 시간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20분, 30분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허리 한쪽이 더 뻐근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 서 있는 일을 하는 분이라면 완벽하게 정지된 자세를 만드는 것보다 좌우 체중을 자주 바꾸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무릎을 완전히 잠그고 서 있지는 않나요?
서 있을 때 무릎을 끝까지 펴서 관절에 기대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리를 곧게 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같은 위치에서 무릎을 잠근 상태로 버티면 고관절과 골반의 작은 움직임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몸이 움직이지 않으니 허리 역시 한 자세에서 계속 버텨야 합니다.
오래 서 있을 때는 무릎을 일부러 많이 굽힐 필요는 없지만 관절을 완전히 잠그고 버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작게라도 계속 움직일 수 있는 여유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골반을 앞으로 밀고 서면 허리에 힘이 집중될 수 있습니다
오래 서 있는 분 중에는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고 상체를 뒤로 젖힌 자세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자세는 순간적으로는 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근육으로 버티는 대신 관절이나 인대에 기대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래 반복하면 허리 뒤쪽에 압박감이나 피로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설거지나 조리처럼 몸 앞에서 손을 오래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골반을 싱크대 쪽으로 밀고 허리를 뒤로 젖힌 채 버티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허리를 일부러 꼿꼿하게 세우기보다 발과 고관절을 이용해 몸 전체가 편안하게 서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바닥이 바닥을 어떻게 지지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오래 서 있는 동안 발은 계속 몸의 위치를 감지합니다.
그런데 발뒤꿈치에만 체중을 싣거나 반대로 앞꿈치에만 힘을 주면 몸통도 그 위치에 맞춰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한쪽 발의 안쪽이나 바깥쪽에만 체중이 몰리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지도에서 허리가 불편한 분에게 발뒤꿈치, 엄지발가락 아래, 새끼발가락 아래의 지지를 느끼게 하고 체중을 조금씩 이동시켜보면 허리에 들어가던 힘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항상 허리에서만 답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고관절이 체중을 받아내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서 있는 동안 엉덩이와 고관절 주변 근육도 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관절이 체중을 충분히 받아내지 못하면 골반이 앞으로 밀리거나 한쪽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이때 허리 주변 근육이 몸통을 다시 세우기 위해 더 많이 일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래 서 있을 때 허리가 피곤한 분들은 허리 운동과 함께 엉덩이와 고관절의 근지구력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확인해보세요
거울 앞에서 평소처럼 편하게 서보세요.
일부러 자세를 고치지 않습니다.
다음 부분을 확인합니다.
- 한쪽 다리에 체중이 많이 실려 있는가
- 한쪽 골반이 옆으로 빠져 있는가
- 무릎을 끝까지 펴고 버티는가
- 골반을 앞으로 밀고 상체는 뒤로 젖혀져 있는가
- 발가락으로 바닥을 꽉 움켜쥐고 있는가
- 1~2분만 서 있어도 허리에 힘이 집중되는 느낌이 드는가
그다음 양발에 체중을 조금 더 고르게 나누고 무릎과 발가락의 힘을 살짝 빼보세요.
이것만으로 허리 느낌이 달라지는지도 확인합니다.
첫 번째 운동: 좌우로 천천히 체중 옮기기
양발을 골반 너비 정도로 두고 섭니다.
몸통을 크게 기울이지 않고 천천히 오른발과 왼발 사이로 체중을 이동합니다.
한쪽으로 완전히 기대지 않습니다.
발바닥 전체가 바닥을 느끼는 범위에서 좌우로 10회 정도 반복합니다.
이 동작은 오래 서 있을 때 한 자세에 고정되지 않고 체중을 분산시키는 연습이 됩니다.
두 번째 운동: 작은 힙 힌지
양발을 골반 너비로 두고 무릎을 편안하게 합니다.
엉덩이를 조금 뒤로 보내면서 고관절을 접습니다.
허리를 일부러 많이 숙이지 않습니다.
그다음 발로 바닥을 누르면서 다시 편안하게 섭니다.
8~10회 정도 반복합니다.
이 운동은 오래 서 있다가 허리가 뻣뻣해졌을 때 고관절과 골반을 다시 움직이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운동: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기
튼튼한 의자에 앉습니다.
발을 몸 가까이에 두고 상체를 약간 앞으로 이동합니다.
발로 바닥을 누르면서 천천히 일어납니다.
다시 앉을 때는 2~3초 동안 천천히 내려갑니다.
8~12회 정도 반복합니다.
허리를 강하게 펴려고 하기보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함께 힘을 쓰는 느낌을 찾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하체 근력은 오래 서 있는 동안 몸을 지지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네 번째 운동: 한 발 앞으로 두고 서보기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두 발을 항상 나란히 둘 필요가 없습니다.
한쪽 발을 반 발 정도 앞으로 두고 체중을 양발 사이에 나눠봅니다.
30초 정도 유지한 뒤 발 위치를 바꿉니다.
설거지나 조리처럼 한 장소에 오래 서 있어야 할 때 활용하기 좋은 방법입니다.
가능하다면 낮은 받침대에 한쪽 발을 잠깐 올렸다가 바꿔주는 것도 한 자세에 계속 고정되는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섯 번째 운동: 짧게 걷기
오래 서 있는 일을 했다면 허리를 강하게 스트레칭하기 전에 1~3분 정도 편안하게 걸어보세요.
팔을 자연스럽게 흔들고 골반과 몸통이 함께 움직이도록 합니다.
서 있는 자세에서는 움직임이 거의 없지만 걷기 시작하면 발목, 무릎, 고관절과 골반이 다시 움직이게 됩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허리가 굳었다고 바로 허리를 늘리기보다 잠깐 걷게 했을 때 훨씬 편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허리 근력운동은 필요 없을까요?
필요합니다.
몸통 근육이 오랜 시간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은 중요합니다.
다만 허리 근력운동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래 서 있을 때 필요한 것은 허리를 강하게 고정하는 힘만이 아닙니다.
발로 바닥을 지지하고, 고관절과 골반이 체중을 받아내고, 몸통이 작은 움직임을 조절하면서 오래 버틸 수 있는 능력이 함께 필요합니다.
따라서 몸통운동과 함께 하체 근력, 체중 이동, 걷기와 같은 움직임도 같이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서 있는 자세는 계속 움직일 수 있는 자세입니다
바른 자세를 찾겠다고 몸을 하나의 위치에 고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한 시간씩 움직이지 않고 유지하면 몸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
좌우 체중을 바꿔보고,
발 위치를 조금 바꾸고,
잠깐 한 발을 받침대에 올리고,
몇 걸음 걸어보고,
다시 서는 방법을 사용해보세요.
몸은 정지해 있을 때보다 움직임을 바꿀 수 있을 때 부담을 더 잘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프다면 허리만 보지 마세요
오래 서 있을 때 허리가 불편한 이유는 허리가 약해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발이 바닥을 어떻게 지지하는지,
한쪽 다리에만 체중을 싣고 있지는 않은지,
고관절과 골반이 체중을 받아내는지,
무릎을 잠그고 서 있지는 않은지,
한 자세를 너무 오래 유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운동지도에서도 허리만 강화하는 것보다 서 있는 방법과 체중 이동, 하체의 근지구력을 함께 바꿨을 때 오래 서는 시간이 편해지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허리는 몸 전체를 연결하는 한 부분입니다.
허리에 모든 일을 맡기지 않고 발부터 고관절과 골반, 몸통이 함께 역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지속적인 저림이나 통증이 내려가는 경우, 갑작스러운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배뇨·배변 기능 변화, 심한 외상 이후 통증, 밤에도 지속되는 심한 통증 등이 있다면 운동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